11/26/2015

주만지가 처량한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주만지가 처량한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그건 아직 모르는 일입니다. 제가 한번 해보죠!

이천운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그리고는 검을 들고 마당 중앙으로 나갔다.

이번엔 내가 나간다. 거기 인상 더럽게 생긴 놈 나와봐!

이천운은 만뇌자가 약간 비겁하게 이겨 기분이 상했다. 그래서 검을 들어 무감인 중 팔에 이상한 걸 감고있는 가리키며 무례한 어조로 말했다. 약간의 흥분으로 인해 처음보다는 무감인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져 있었다.
무감인은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이천운의 앞으로 왔다. 이천운의 무례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난 쌍편(雙鞭)이라 한다.

무감인이 이천운에게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전 이천운이라 합니다.

청노가 바닥에 누우며 말했다

청노가 바닥에 누우며 말했다.

그런 무책임한 행동이 어딨어요?

이천운이 복면인의 우측을 베어가며 말했다.

여기 있잖아~! 억울하면 너도 사부해라~! 나 밤샜다니까~!

청노는 이천운의 불만을 가볍게 무시하고 눈을 감았다. 피곤했기 때문에 청노는 곧 잠이 들었다.

이런. 저런 무책임한 사부같으니....... 일을 벌렸으면 책임을 져야 될 것 아냐!

이천운은 청노의 무책임한 행동에 화가나 복면인을 맹렬히 공격했다. 덕분에 죄없는(?) 복면인만 방어하느라 진땀을 뺐다.

11/25/2015

주요 부족들

로 주요 부족들의 장들끼리 모이는 두 번째 연회, 마지막으로 누르하치의 심복들끼리 즐기는 소연회. 는 한구석에 마련된 자리에서 참을성을 시험받고 있었다. 파무뢰 노인이 같이 해줘서 그나마 덜 심심했지 안 그랬으면 온몸에 좀이 쑤셔 죽었을지도 몰랐다. 그럭저럭 이제 파하겠지 할 무렵에 아노인이 그를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갔다. 예전에 이성양의 저택이었던 집의 가장 높은 곳에 위

될 것인가?' 모두의 관심사였다

될 것인가?' 모두의 관심사였다. [잘 마신다! 잘 마셔!] 화선은 입을 찢어져라 벌리며 웃었고, 검선은 콧등을 찡그렸다. 안서주의 주막에서 퍼마신 지 벌써 두 시진째. 눈앞의 아가씨는 잘도 마셔댔다. 검선은 아마도 주량으로 치면 아우와 쌍벽을 이루리라고 생각했다. 벌써 주담자가 열 개도 넘게 비워져 있었다

11/24/2015

두 필의 말은 안서주의 성채

두 필의 말은 안서주의 성채를 중심으로 큰 원을 그리고 있었다. 도망가는 말은 사람들에게 길들여진 습성을 버리지 못했는지 성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누르하치는 기묘하게 웃었다. 패권에 집착하면서 오래도록 잊어버렸던 즐거움이다. 젊었을 때 또래의 친구들과 즐겼던 놀이였다. 도망치는 말을 잡는 것. 그는 노련하게도 완급을 조절했다. 쫓기는 쪽이 더 벅차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내고 싶었는지 절묘하게 말들

내고 싶었는지 절묘하게 말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방향으로 접근해갔다. 그러나 두 필의 말은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던 모양이다. 갑자기 투레질을 하다가 앞으로 질주해갔다. [어딜!] 누르하치는 그중의 한 필에 재빠르게 옮겨탔다. 원래 사람을 태우던 말인지 누르하치가 일단 잔등에 올라타자 얌전해졌다. [네

11/20/2015

심각한 표정으로 그런 얘기하면 어색해요. 독자들이 상상하기 힘들잖아요.

"너도 우리 가문의 핏줄을 이어받았구나. 이렇게 네가 대견스럽기는 처음이구나. 이래서 피는 못 속인다는 건가......"

"아버지......"

"왜?"

"심각한 표정으로 그런 얘기하면 어색해요. 독자들이 상상하기 힘들잖아요."

"이런...... 그러냐......?"

다소 쑥스러운 듯 이무결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어쨌든 너도 이제 다 컷구나...... 나도 이제 며느릴 봐야되는 건가....."

"싫어요! 전 늦게 혼인할 꺼에요. 그리고 바람도 안필꺼에요."

"하하하하~~~~!"

한참동안 웃던 이무결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11/18/2015

모두 역적들의 손에 의해 목숨

은 모두 역적들의 손에 의해 목숨을 잃으실겁니다. 애석하게도 말입니다.] 순의왕 제는 진짜로 그런 일이 벌어지기라도 한 양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그리고 나서는?] 차영괴는 그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잘 설명해줬다. 알맹이는 모두 빠져 있었지만.... [북의 여진족은 저희와 결맹하고 있습니다. 계획대로 물러나겠지요. 그 대신이라고 말하면 뭣하지만 그들에게 자유로운 교역을 허용해주셔야 합니다.] 순의왕 제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

11/17/2015

붙어 말들의 기세 좋은 질주에도

붙어 말들의 기세 좋은 질주에도 불구하고 먼지 하나 흩날리지 않았다. 이 일행의 가장 앞서가던 청년, 팽영은 저만치 뒤에서 여유롭게 따라오고 있는 단주 유운수 정초를 보며 준수한 얼굴을 심하게 일그러뜨렸다. [그래도 명색이 단주라는 작자가 저리 꾸물대서야....] 그의 심정은 초조하기 이를 데 없었다. 호호탕탕 익성을 떠난 지 벌써 이틀째인데 이쯤에서 조우하기로 되어 있었던 선발대 멸마단은 부근에 그림자조차 없다. 어제 군영단이 일박(一泊)한 곡요를 지나간

11/16/2015

느리고 말이야.] 무의식중에

느리고 말이야.] 무의식중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종소구는 번쩍 고개를 치켜들었다. [이곳으로 말입니까?] 녹림의 머리이자 이양흠의 자낭(智囊)인 그가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렇다네. 수좌는 아예 이 기회에 우리 일에 방해가 될 만한 중원의 명문거파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실 생각이시지. 더불어 불온한 마음을 먹고 있는 온후량까지 말이야!] 이양흠은 말을 마치

11/14/2015

빛나며 온후량의 권위를 더해줬고,

빛나며 온후량의 권위를 더해줬고, 그 장원 안에 모여든 각파의 호걸과 후기지수들은 척마멸사를 구호로 외치며 식을 줄 모르는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신년이 시작되기 무섭게 산서무림맹으로 날아든 것은 비보(悲報)였다. [산서 해주(解州)에 자리잡은 미가보(馬家堡)가 녹림무리들의 야습을 받아 개미새끼 한 마리 살아남지 못하고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했습니다!] 해주로부터 달

11/13/2015

지현과 현승(縣丞:정팔품의 현

리는 지현과 현승(縣丞:정팔품의 현에 근무하는 관리)들이 서로 짜고 쓸모없는 땅에는 세금을 무겁게 물리고, 농사지을 땅은 빼앗아 가버려 이렇게 술과 계집질로 날을 지새는 한심한 처지가 됐지요. 근본은 착한 놈들이니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다시 한 번 황의사내의 주먹이 '근본은 착한 놈'들의 머리 위로 쏟

11/11/2015

서나갔다. 똑같은 권법이 맞부딪치며

서나갔다. 똑같은 권법이 맞부딪치며 졸지에 동문끼리 대타를 하는 형국이 됐다. [잠깐!] 사내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 모양이다. [소저가 쓰는 것은 혹 십삼세 아니오?] '십삼세?' 당운혜는 아마도 두투권십삼세라고 하면 너무 길어 외우기 힘드니 줄여서 십삼세라고 부르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어쨌건.... [맞아요.] 사내는 자세를 풀었다. [누구에게 배웠소?] 당운혜는 눈앞의 사내가 를 알지 조금 걱정이 됐다. 에게 듣기로는 이 고장을 떠난 지 이십여 년이 됐다

11/10/2015

적당한 무파의 것이다.

에 적당한 무파의 것이다. 그러나 이 웅풍각은 위압적인 이름과 달리 단층의 초라한 객잔이었다. 특출나게 잘하는 요리도, 객잔이라면 한두 독쯤 비장해뒀을 법한 명주도 없다. 단지 이곳의 주인인 고씨가 손님을 끌기 위해 거창한 이름을 붙였을 뿐 평균에서도 하하(下下)로 떨어지는 싸구려 객잔이다. 손님조차 드문 이 객잔에 횡재수가 굴러들어온 것은

11/09/2015

딱딱한 느낌이 드는 팔이 자신을

딱딱한 느낌이 드는 팔이 자신을 번쩍 안아든 순간 소름이 돋으며 그 의문의 꼬리는 잘려졌다. '사람의 팔이 왜 이리 찰까?' 대신 새로운 의문이 고개를 쳐들었다. 사내는 자신을 안아들고 어느 정도 걷는 것 같더니 이윽고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홍기대사는 천천히 기공을 운용해봤다. 호흡에서 시작되어 기가 만들어지고

11/06/2015

저 굳어지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저 굳어지며 말이 나오지 않았다. [도... 독(毒)!] 아무래도 녹림의 무리들은 화살촉에 독을 발라둔 모양이다. 홍기대사의 지친 몸이 서서히 마비되어갔다. 쓰러지며 올려다본 하늘은 깜깜했다. '이렇게 끝날 것을....' 마지막 소원이라면 이제는 생각조차 나지 않는 자신